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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맥베스, 베르디, 셰익스피어

joy2 2023. 4. 3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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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가 아니라, 실제 공연 ‘맥베스’ 이야기입니다.

오페라 맥베스(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 맥베스(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 베르디가 사랑했던 셰익스피어 작품 중 첫 번째 오페라인 멕베스. 지인의 도움으로 1년 반여만에 이런 큰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러닝타임 160분

국립오페라단의 맥베스는 총 4막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막과 1막 사이 인터미션 20분) 총 관람시간은 160분, 2시간 40분입니다.

1막 : 세 마녀가 맥베스와 그의 전쟁 동역자였던 방코에게 왕으로의 운명을 알리자 맥베스와 그의 부인이 현재의 왕을 죽이고 권력에의 탐욕을 넘어 잔인하게 실행합니다.
2막 : 맥베스는 방코 때문에 자신의 자리가 역전이 될까 봐 불안해합니다. 결국 세 마녀의 예언에 나타난 방코의 아들들을 죽이기 위해 자객을 보냅니다. 방코는 살해되고 아들들은 도망갑니다. 이후 맥베스에게 망코의 유령이 보이고 점점 더 난폭해집니다.
3막 : 맥베스는 계속 극심한 불안과 공포에 있습니다. 급기야 마녀들을 찾아온 맥베스. ‘여자가 낳은 자는 맥베스를 헤칠 수 없다.‘ ‘버남 숲이 움직여 오지 않으면 망하지 않는다’는 예언을 듣고도 불안한 맥베스에게 마녀들은 방코와 그 후손들의 유령들을 보여줍니다. 결국 1막의 예언 ‘방코는 왕들의 아버지가 된다’가 이루어질 거라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4막 : 방코의 아들 맥더프가 아내와 아들의 복수를 위해 던컨왕의 아들 말콤과 결탁하여 맥베스에 대항합니다. 말콤은 버남숲의 가지로 부하들을 위장시켰고 맥더프는 ‘나는 여자에게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배를 가르고 나온 자라’하며 맥베스 앞에 섭니다. 동시에 전장에서 떨어져 있던 맥베스의 성에서는 맥베스의 부인이 첫 살인의 트라우마로 신경쇠약과 몽유병에 시달리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합니다. 진퇴양난의 맥베스는 결국 패하고 말콤과 맥더프와 폭정에 고통받던 사라들이 승리의 노래를 부릅니다.

오페라 맥베스(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 맥베스(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 맥베스(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전문가가 아닌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

공연을 보는 내내 안정된 앙상블과 솔리스트들 덕분에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고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무대디자인! 커다란 눈모양을 한 무대 디자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세 마녀의 등장과 예언이 이루어지며 운명의 빨간 실과 죽음으로 향하는 문이 있는 곳. 이 커다란 눈 모양의 공간은 저주인지 예언인지 모른 체 주인공들의 운명이 휩슬리는 공간입니다. 현실이 아닌 초월적 이공간이지만 현실과 맞닿아 나를 항상 지켜보는 듯하며, 떼려야 뗄 수 없는 전지적 시점 같이 압도적 모양새입니다. 때에 따라 변화하는 눈동자의 모양이 격동하는 운명의 그때그때의 상황을 아주 적절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오페라 맥베스(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그다음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단단하고 안정적이었던 앙상블의 소리였습니다. (안내서에 보니 ‘노이오페라코러스’라고 되어있네요.) 30여 년 전 클래식 공연을 몇 번 접했을 때 느꼈었던 먼지 모를 불안함이랄까 하는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볼륨감과 표현이 흐름에 너무 적절하게 느껴졌습니다.
솔리스트들은 말할 것도 없이 프로페셔널했습니다.
다만, 중간중간 아쉬웠던 것이 있었습니다. 맥베스가 마녀의 정령들에게 둘러싸여 고뇌하는 장면이라던가, 3막인가, 앙상블의 좌우 등장씬이 세 번 겹침이라던가 할 때의 안무가 좀 더 뾰족했으면 어땠을까, 연출이 각각 달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주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치렁치렁 늘어진 의상들은 신들의 세계를 보는 것 같은 몽환적인 느낌으로 처음에는 멋지게 느껴졌고 점점 붉어지는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의 의상 연출은 아주 직관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맥더프와 말콤과 폭정에 쫓겨나간 난민들이 봉기하는 장면에서는 좀 더 차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똑깥은 의상이 극의 규모를 조금 축소시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고급지다는 느낌입니다.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가 왜 불안에 떨며 폭정을 일삼고 신경쇠약으로 고통과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지가 궁금하여 집에 와서 책을 다시 펼쳐볼 정도로 극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오페라 맥베스(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장벽’예술의전당오페라하우스마당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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